침묵 속의 암, 구강암은 조기 발견이 생존을 좌우합니다.
우리 몸의 입은 단순히 음식물을 섭취하는 통로일 뿐 아니라, 의사소통의 창이자 건강의 거울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입안에서 시작되는 암, 구강암입니다. 이 글에서는 구강암의 원인과 증상, 최신 치료법, 그리고 예방을 위한 실천 팁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구강암은 입술, 혀, 잇몸, 구강 점막, 연구개(입천장 뒤쪽) 등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대부분의 경우 조기 발견 시 치료 성공률이 높지만, 늦게 발견될 경우 심각한 생명 위협이 따릅니다.
최근에는 흡연과 음주 외에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같은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며 젊은 연령대에서의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구강암의 원인과 증상: 작지만 치명적인 징후들
구강암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요 위험 요소로는 흡연, 음주, 구강 위생 불량, 자외선 노출(입술암), 만성 자극, HPV 감염 등이 꼽힙니다. 특히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하는 경우, 구강암 발생 위험은 30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강성교로 인한 HPV 감염이 구강암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구강암은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우며,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입안에 치유되지 않는 궤양 또는 상처가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 입안이나 혀의 통증, 저림, 감각 이상
● 구강 내 덩어리나 비정상적인 두꺼운 부위
● 음식물 삼킴의 어려움 또는 통증
● 지속적인 쉰 목소리나 목 통증
● 입술 또는 혀의 무감각
● 출혈이나 잇몸 통증이 잦은 경우
특히 흡연자나 음주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이런 증상을 자각했을 때 반드시 구강외과 또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구강암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현저히 높습니다. 예를 들어 1기(초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은 80~90%에 달하지만, 4기 말기에 이르면 생존율은 30% 미만으로 떨어집니다. 따라서 증상이 애매하더라도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의심 증상의 신속한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구강암의 치료법: 수술, 방사선, 그리고 면역치료까지
구강암의 치료는 암의 크기, 위치, 병기,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외과적 수술이며,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방사선치료나 항암화학요법,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면역항암치료가 병행됩니다.
1) 외과적 수술
초기 구강암의 경우 수술을 통해 병변을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표준 치료입니다. 암이 깊거나 주변 조직, 림프절로 전이된 경우에는 조직과 함께 턱뼈, 혀 일부 또는 림프절까지 제거해야 하므로, 수술 후에는 재건수술과 재활이 중요해집니다.
2) 방사선 치료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시행되거나, 수술이 어려운 위치 또는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입 안의 점막은 민감하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 후 구강건조증, 미각 저하, 통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관리가 요구됩니다.
3) 항암화학요법
항암제는 전신에 퍼져 있는 암세포를 타격하는 약물로, 전이되었거나 국소적으로 재발한 암에 사용됩니다. 부작용이 많을 수 있으나, 최신 약물은 내약성이 개선되어 점차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4) 면역항암치료
최근 떠오르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도와줍니다. 대표적으로 PD-1 억제제(니볼루맙 등)가 있으며,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한 구강암 환자에서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치료 후에는 말하기, 삼키기, 음식 섭취 등 다양한 삶의 질 요소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언어치료, 물리치료, 심리상담 등 포괄적인 재활 프로그램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구강암 예방법과 조기 발견 전략: 작은 습관이 생명을 지킨다
구강암은 예방과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암 중 하나입니다. 일상 속 몇 가지 건강한 습관만으로도 구강암의 발생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습니다.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금연과 절주: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 발생 위험이 5~10배 이상 높습니다. 음주는 점막의 흡수력을 높여 발암물질이 더 잘 침투하게 하므로 함께 하면 위험이 배가됩니다.
HPV 예방접종: 성경험이 시작되기 전 청소년기(남녀 모두) HPV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구강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정기적인 구강 검진: 치과 방문 시 단순히 치아 상태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구강암 징후가 있는지도 함께 체크받는 것이 좋습니다.
구강 위생 관리: 칫솔질, 치실 사용, 가글 등의 습관은 구강 내 염증을 줄이고 만성 자극을 예방해 줍니다.
영양 균형 잡힌 식사: 과일과 채소 중심의 식단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암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반면, 가공육이나 염분이 많은 식품은 자제해야 합니다.
자외선 차단: 야외활동이 잦은 사람은 입술암 예방을 위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립밤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 또는 치과에서 조직검사(FNA, 조직절제 등)나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도 유익합니다.
입속의 경고를 무시하지 마세요.
구강암은 생각보다 흔하지만, 조기 발견만 된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암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초기 증상을 무시하고 방치하다가 병기를 키워버리는 일이 많습니다. 구강암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내 입속에서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과 정기적인 검진으로 스스로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