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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의 태양 아래, 느긋한 대만의 가오슝을 만나다

by black-rose1 2025. 7. 25.


대만 여행이라 하면 보통 타이베이를 떠올리기 쉽지만, 대만 남부의 보석 가오슝(Kaohsiung, 高雄)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도시입니다. 오늘은 남국의 태양 아래, 느긋한 대만 속의 가오슝을 만나 볼 예정입니다. 이곳의 인구는 약 280만 명, 대만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남부의 중심지이며, 과거 산업 도시에서 이제는 예술과 친환경, 바다와 야경이 어우러진 복합문화 도시로 거듭났습니다. 가오슝은 여유로운 속도, 현대성과 전통의 절묘한 공존, 정열적인 남부인의 환대, 그리고 다채로운 먹거리로 여행자를 매혹시키는 도시라고 할 수 있지요. 제가 가오슝의 매력에 빠진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남국의 태양 아래, 느긋한 대만의 가오슝을 만나다
남국의 태양 아래, 느긋한 대만의 가오슝을 만나다

변화를 품은 도시, 가오슝의 과거와 현재


가오슝은 과거 일본 식민지 시대부터 시작된 중공업 기반의 항만 도시였습니다. 제철소, 조선소, 석유화학단지 등으로 대만 경제를 이끌던 이곳은 2000년대에 들어 환경 문제와 산업 쇠퇴를 겪으며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본격화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인프라 개선을 넘어서, 도시 전체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공장에서 예술로, 피어-2 아트센터의 혁신
과거 창고와 항만이 있던 피어-2 예술특구(Pier-2 Art Center)는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입습니다. 철로 위를 걷는 산책로, 산업용 컨테이너를 활용한 전시관, 자유로운 거리 공연과 벽화들… 이곳은 도시가 예술을 통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지요.

피어-2는 단순히 전시 공간이 아님을 알게 해 줍니다. 대만의 젊은 예술가, 창작자들이 실험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플랫폼이자, 여행자들에게는 도시의 미래와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도시 재생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이 사례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현대 도시가 환경·문화·삶의 질을 어떻게 조화시키는지를 배우는 여행이 되게 합니다.

강과 운하의 도시
가오슝 중심을 가로지르는 아이허(愛河, 사랑의 강)는 저녁에 특히 아름답습니다. 도시의 밤을 부드럽게 비추는 조명, 유람선에서 들려오는 음악, 강변의 자전거길과 산책로는 과거 산업 도시의 딱딱함을 완전히 잊게 만듭니다. 아이허는 가오슝 시민들의 ‘쉼’의 공간이자, 이 도시의 새로운 얼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오슝의 맛있는 남부, 다채로운 음식의 도시


가오슝의 음식은 대만 남부 특유의 단맛과 해산물 중심의 식문화가 특징입니다. 또한 타이베이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고, 더 넉넉한 인심이 음식에서도 느껴집니다. 특히 저는 이곳의 음식을 잊을 수가 없어서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답니다.

리우허야시장(六合夜市)에서 시작하라
가오슝을 처음 찾았다면 가장 먼저 향해야 할 곳은 리우허 야시장(六合夜市)이지요. 대만의 야시장 문화 중에서도 이곳은 특히 깨끗하고 관광객 친화적이며, 현지 음식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펑리빙(鳳梨餅): 대만식 파인애플 케이크로,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일품입니다.

해산물 탕수육, 오징어 튀김: 항구 도시답게 신선한 해산물 요리가 특히 맛있습니다.

딤섬류 & 국수 요리: 광둥식 딤섬, 쌀국수, 닭육수 우육면 등도 가오슝 스타일로 재해석되어 제공됩니다. 이 음식 또한 꼭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후회하지 않을 맛이죠.

목욕우유빙수(沐浴奶冰): 가오슝의 무더운 날씨에는 시원한 우유빙수가 제격입니다. 과일이 가득 올라간 빙수는 여행의 피로를 녹여줍니다.

지역 로컬 맛집에서의 ‘아침 식사 문화’
가오슝 사람들은 아침 외식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조식 전문점에서는 콩국, 칼국수, 대만식 계란 크레페(단삥) 등 다양한 메뉴를 7~8시부터 맛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느껴지는 일상의 리듬은 여행자에게 특별한 감동을 줍니다. 현지인과 마주 앉아 먹는 아침 한 끼는 그 어떤 관광지보다도 ‘진짜 대만’을 경험하게 하지요.

 

가오슝 여행 실전 꿀팁 – 이동, 날씨, 추천 루트


가오슝은 서울, 타이베이, 오사카 등에서 직항 편이 있으며, 도심에서 공항까지 지하철(MRT)로 15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공항 가까운 도시’입니다. 특히 혼잡한 타이베이와 달리, 쾌적하고 넓은 길과 공원, 시간 여유가 있는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교통 – MRT와 자전거의 도시
가오슝의 MRT는 단순하고 직관적입니다. 주요 명소들은 대부분 레드라인(R) 또는 오렌지라인(O)을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티켓 가격도 저렴합니다. 특히 MRT와 연계된 가오슝 공공 자전거 ‘C-Bike’를 이용하면 아이허 강변, 피어-2, 시즈완 해변까지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추천 루트 (1일):

오전: MRT 시즈완역 → 치진 페리 탑승 → 치진섬 산책 및 해산물 점심

오후: MRT 이즈(鹽埕埔) 역 → 피어-2 아트센터 → 자전거 대여

저녁: 아이허 강변 자전거 라이딩 → 리우허 야시장으로 이동, 야식

🪺여행 적기와 날씨
가오슝은 연중 온난한 아열대 기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11월, 3월이 여행의 최적기이며, 이 시기에는 날씨가 신선하고 비도 적어서 여행하기에 아주 좋지요. 반면, 6월, 9월은 습하고 더우며, 태풍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여행 전 기상정보는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언어와 친절한 남부 사람들
타이베이보다 영어 사용 비율이 낮긴 하지만, 가오슝 사람들은 친절하고 적극적인 사람들입니다. 번역앱을 이용하거나 간단한 중국어 인사만 해도 미소와 함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남부의 따뜻한 인심은 가오슝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느린 시간 속으로 떠나는 여행
가오슝은 '볼거리가 많은 도시'라기보다는, '머물수록 좋아지는 도시'라고 할 수 있지요. 북적임보다 느긋함을, 유명 관광지보다 골목과 강변의 여백을 즐길 줄 안다면 이 도시는 충분히 당신에게 인생의 숨구멍 같은 여행지가 되어줄 것입니다.

도시가 스스로의 과거를 반성하고, 재생하며, 사람과 예술과 환경을 중심으로 재탄생하는 이런 과정은 여행자에게도 묵직한 영감을 줍니다. 남국의 햇살 아래에서 마시는 버블티 한 잔, 저녁 강바람을 맞으며 타는 자전거, 그리고 현지인과 함께한 조용한 아침 식사 — 이런 사소한 순간들을 저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답니다. 여러분들도 가오슝은 꼭 다시 오고 싶은 도시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