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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억을 걷는 도시, 리스본

by black-rose1 2025. 7. 17.


시간과 햇살이 머무는 유럽의 숨은 보석. 오늘은 바다의 기억을 걷는 도시라고 할 수 있는 포르투갈 리스본을 보여 드릴까 합니다.

 

바다의 기억을 걷는 도시, 리스본
바다의 기억을 걷는 도시, 리스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길, 리스본의 역사와 문화.


리스본은 단순한 유럽의 한 도시가 아닙니다. 과거 대항해시대의 중심에서, 그리고 지금은 슬로 라이프와 예술이 숨 쉬는 도시로, 수세기의 시간을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도시를 걷다 보면 중세의 돌길과 18세기 바로크 건축물, 그리고 스트리트 아트가 한 골목 안에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리스본의 역사는 깊고 드라마틱하죠. 기원전 1200년경 페니키아인들이 정착한 것이 시작이되었고, 이후 로마 제국, 무어인, 기독교 왕국의 지배를 거치며 다채로운 문화를 흡수했습니다. 특히나 15~16세기 ‘대항해시대’에 리스본은 바스코 다 가마, 마젤란 같은 항해자들의 출발점이었으며, 세계 무역과 식민지 개척의 거점 도시로도 번영했습니다.

하지만 리스본은 영광만 있었던 도시는 아니랍니다. 1755년 11월 1일, 규모 8.5의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도시를 뒤덮은 화재는 리스본의 85%를 무너뜨렸습니다. 정말 크나큰 재앙이었죠. 그러나 놀랍게도 이 재난 이후, 리스본은 유럽 최초의 근대도시 재건 모델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마르키스 드 폼발의 주도로 그리드형 거리 구조, 내진 건축이 적용되었으며 이는 지금도 바이샤(Baixa) 지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리스본의 문화는 과거의 흔적과 현대의 자유로운 감성이 얽혀 있고, 노란 트램 28번을 타고 올라가는 길엔 한 손엔 카메라, 다른 손엔 시간을 잡고 싶은 충동이 일렁이죠. 거리의 예술가, 간판 없는 책방, 오래된 포르투갈 음악인 파두(Fado)의 선율이 카페에서 들려면, 낭만과 쓸쓸함이 교차하는 이 도시에서, 여행자는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여행을 하게 될 것입니다.

 

리스본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과 골목의 향기.


리스본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반드시 맛으로도 그 문화를 경험해야 합니다. 포르투갈은 해산물 요리가 발달한 나라로, 대서양 연안의 신선한 생선과 조개, 문어를 중심으로 한 요리가 일품입니다. 리스본은 특히 그중에서도 다양한 전통 음식과 독특한 맛의 세계를 제공하는 도시랍니다.

가장 먼저 맛봐야 할 것은 단연 바칼라우(Bacalhau), 즉 염장한 대구 요리입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바칼라우 요리법이 365가지”라고 말할 정도로 이 요리에 대단한 자부심과 집착이 있습니다. 그중 Bacalhau à Brás는 채 썬 감자, 계란, 양파를 곁들여 볶아낸 음식으로,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그리고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디저트,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커스터드 타르트로, 벨렝(Belém) 지역의 파스텔 드 벨렝(Pastéis de Belém) 가게는 1837년부터 원조의 맛을 전하고 있습니다. 설탕과 계피를 뿌려 갓 구운 따뜻한 파이를 커피와 함께 먹는 순간은 그 어떤 미슐랭 요리보다 정말 리스본스럽습니다.

또한 리스본의 식문화는 단순히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디서 먹느냐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건 바로 좁은 골목 속 오래된 선술집 타스카(Tasca)는 지역민들의 비밀 공간입니다. 이런 곳에서 그릴드 사딘(Grilled Sardines)과 와인 한 잔을 시키면, 유럽의 고급 레스토랑보다도 진한 삶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리스본의 커피문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포르투갈식 에스프레소인 ‘비카(Bica)’는 진하면서도 부드럽고, 카페 한 구석에 앉아 골목을 바라보며 마시는 그 한 잔의 커피는 마치 시간을 천천히 마시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놓쳐선 안 될 명소들, 리스본의 눈부신 풍경.


리스본을 여행하면서 가볼 만한 명소는 정말 많지만, 이 도시가 특별한 이유는 ‘풍경’ 그 자체가 도시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닌, 그 길 위의 흔들림과 시선들이 여행의 일부가 됩니다.

먼저, 리스본의 대표적 전망대인 상 조르지 성(Castelo de São Jorge)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알파마 언덕 위에 우뚝 선 이 성은 무어인들이 건축한 요새로, 지금은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뷰포인트 맛집입니다. 해 질 녘 이곳에 오르면 주황색 지붕들이 부드럽게 깔린 도시와 저 멀리 테주강(Tejo)의 반짝임이 한눈에 펼쳐지는 풍경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이롭다고 할까요?.

그리고, 예술과 역사 모두를 품은 벨렝 지구(Belém). 여기엔 벨렝탑(Torre de Belém)제로니무스 수도원(Mosteiro dos Jerónimos)이라는 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벨렝탑은 대항해시대 항해자들의 출발점으로 기능했던 방어 요새이며, 고딕과 마누엘 양식이 어우러진 건축미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조금 더 현대적인 리스본을 원한다면 LX Factory를 추천드립니다. 오래된 공장지대를 리모델링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으로, 서점, 카페, 디자인 숍, 거리예술이 가득하니까요. 특히 Ler Devagar라는 서점은 10미터 넘는 책장이 천장까지 이어지고, 책들 사이를 날갯짓하는 자전거 조형물이 상징적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바로 그 유명한 장소입니다.

또한 리스본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교통수단이 있는데,  바로 28번 트램(Eléctrico 28)입니다. 이 트램은 리스본의 주요 언덕과 지구들을 통과하며, 도시를 가장 느리고 낭만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언덕을 오르

내리는 순간마다, 리스본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타구스 강변에 위치한 리베르다데 거리(Avenida da Liberdade)는 파리의 샹젤리제와 견줄 만큼 우아합니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쇼핑 명소와 예쁜 공원, 노천카페가 이어지고, 밤에는 거리의 가로등과 도시의 음악이 도시 전체를 감싸 안는답니다.

 

 리스본을 여행할 때 유용한 특별한 팁.

🎫리스보아 카드 구입 추천
– 주요 박물관, 교통, 트램 무료 이용 + 입장료 할인. 24/48/72시간권이 있어 효율적인 여행 가능!

🚃트램은 아침에 탑승!
– 28번 트램은 인기가 많아 오전 9시 이전 탑승을 추천. 사람이 적어 여유 있게 창밖을 볼 수 있음.

🩰 언덕 걷기 필수, 편한 신발 착용
– 리스본은 언덕과 돌길이 많아 슬리퍼보단 쿠션 좋은 운동화 필수!

🎆파두 공연은 예약 필수
– 알파마 또는 바이로 알토 지역에서 파두 공연과 식사가 결합된 디너쇼를 미리 예약하면, 보다 감성적인 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포르투갈어 인사말은 매력 포인트
– “올라!(Olá!)”만 알아도 현지인들의 미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리스본은 정제된 유럽이 아니라, 오히려 거칠고, 때론 느리고,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인간적이고 시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서양의 바람, 좁은 골목길의 그림자, 그리고 마음을 감싸는 음악과 음식들. 이 도시에서는 여행자가 아니라 같이 참여하는 여행이 즐거울 것입니다.

리스본은 기억이 아닌, 마음에 남는 도시입니다.

예쁜 도시를 맘껏 즐기시는 여행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