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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호수 사이, 스위스 인터라켄

by black-rose1 2025. 7. 15.

인터라켄은 그 이름의 의미부터 특별합니다. 오늘은 하늘과 호수 사이,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떠나 볼까 합니다.
‘인터라켄(Interlaken)’은 라틴어로 ‘호수 사이’라는 뜻을 지닌 도시입니다. 실제로 이곳은 툰 호수(Lake Thun)와 브리엔츠 호수(Lake Brienz) 사이에 자리 잡은 마을로, 스위스에서도 보기 드문 지형적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인구는 약 5,700명 정도로 작지만, 매년 수많은 여행자들이 알프스를 보기 위해 이곳을 거쳐간다고 합니다. 

19세기말부터 영국 귀족들이 휴양지로 애용하며 유럽 고산 여행의 시작점으로 알려져 있고, 지금은 하이킹, 패러글라이딩, 융프라우 철도 등 다양한 액티비티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단지 아름답기만 한 곳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식’으로 누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늘과 호수 사이, 스위스 인터라켄
하늘과 호수 사이, 스위스 인터라켄

 

패러글라이딩, 하늘에서 내려다본 인터라켄은 잊을 수 없다.


인터라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하늘에서 이 도시를 바라본 그 짜릿한 순간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만큼 이 도시의 대표적인 액티비티는 단연 패러글라이딩(Paragliding)입니다. 눈앞에 펼쳐진 하얗게 눈덮인 알프스, 초록빛 들판, 호수의 에메랄드빛 물결들… 이 모든 것들은 풍경을 하늘 위 1,000m에서 조용히 미끄러지며 내려다보는 경험은 그 어떤 여행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하늘에서 내려다본 인터라켄을 예쁘게 그려드릴 예정입니다.

모든 비행은 인터라켄 시내 외곽의 산악지대에서 출발해 하늘을 타고 시내까지 내려오는 코스로 이루어 지고 있으며, 숙련된 파일럿과 함께 이륙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도는 곡예비행을 요청할 수도 있고, 천천히 감상하며 내리는 ‘감성 플라이트’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눈앞에 융프라우와 아이거, 뮌히 세 봉우리가 펼쳐지는 장면은, 비행 중 눈물이 찔끔 날 만큼 경이롭고 잊을 수 없습니다.

하늘을 나는 이 특별한 체험은 단지 스릴을 넘어서죠. 인간이 자연 위를 유영하며 조용히 그 위엄에서 감탄할 수 있는 시간. 그 안에는 인터라켄이 가진 속도의 조화가, 빠름과 느림, 스릴과 평온이 절묘하게 공존합니다.

 

융프라우요흐: 유럽의 정상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인터라켄에서 출발하는 여행 중 가장 상징적인 여정은 바로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로 가는 여정입니다. ‘유럽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해발 3,454m 고지에 위치하고 있는 융프라우요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기차역이자, 누구나 알프스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만든 인류의 놀라운 시도이기도 합니다.

여정은 인터라켄 OST역에서 시작해,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과 클라이네 샤이덱(Kleine Scheidegg)을 거쳐 융프라우요흐까지 연결됩니다. 기차는 점점 높아지고, 창밖으로는 급격하게 변하는 자연 그리고 푸른 초원, 소박한 마을, 눈 덮인 봉우리들이 펼쳐집니다. 융프라우요흐에 도착하면 유리 전망대에서 알프스의 파노라마가 한눈에 들어오고, 아이스 팰리스(얼음 궁전), 스핑크스 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도 인상 깊은 건, 고요한 설산 위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내가 이만큼 올라왔구나’ 하는 자각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눈 덮인 알프스를 마주할 수 있는 이 역설적인 장소는 문명과 자연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융프라우요흐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여정 자체가 목적’인 체험입니다. 그리고 그 여행이 과정이 인터라켄이라는 도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죠.

 

호수와 마을 사이에 있는 인터라켄의 일상을 걷다.


인터라켄을 화려한 액티비티의 도시로만 기억하면 안됩니다. 이곳은 극적인 자연과 잔잔한 일상이 나란히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브리엔츠 호수와 툰 호수 주변을 따라 걷는 산책로, 그리고 오래된 목조 가옥이 늘어선 아레강(Aare River) 주변의 작은 마을들은 시간의 흐름을 잊게 만듭니다.

인터라켄 시내에는 스위스 전통식 샬레 건물과 현대식 호텔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카페와 베이커리, 기념품 숍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건 지역 주민들의 삶 자체가 이미 관광 자원이라는 점이죠.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아이들, 수제 치즈를 파는 시장, 고요한 교회 종소리, 이 순간들은 인터라켄이 단지 스위스 알프스의 관문이 아니라, ‘살고 싶은 마을’로 느껴지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호수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정원 속에 테이블 문화입니다. 많은 가정집들은 정원에서 테이블을 내놓고 손님을 맞이하는데, 여행자가 망설이지 않고 다가가면 따뜻한 커피나 애플파이 한 조각을 나눠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이 따뜻함이, 이 인간적인 순간들이 인터라켄을 단순히 ‘예쁜 도시’에서 ‘기억에 남는 도시’로 만듭니다.

 

🌍인터라켄을 2배로 즐기는 특별한 여행 팁.
  ⁕ 패러글라이딩 예약은 아침 일찍하는게 좋습니다!

오전 9~11시 사이가 가장 맑고 바람이 안정적인 시간. 전날 날씨 예보를 확인하고 사전 예약은 필수.

융프라우요흐는 반나절 이상 할애

왕복 소요 시간만 약 5시간. 중간에 라우터브루넨에서 하차해 폭포 구경을 추가하면 금상첨화죠.

  ⁕ 무료 교통 카드 활용하기

인터라켄 숙소에 묵으면 ‘게스트 카드’를 받을 수 있는데, 근교 버스·기차·박물관 할인 등 혜택이 풍부.

브리엔츠 마을 산책은 놓치지 마세요.

인터라켄에서 기차로 20분 거리,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 마을 중 하나. 수공예 박물관도 추천!

  ⁕ 현지 식도락: 루겐브로트(Rugenbräu) 맥주와 퐁듀

인터라켄 로컬 브루어리 맥주와 함께하는 전통 치즈 퐁듀는 여행의 피날레에 어울리는 완벽한 조합.

 

인터라켄은 빠르게도, 느리게도 여행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하늘 위를 날아 보거나, 눈 덮인 봉우리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조용히 호수 곁을 걷거나. 그 어느 쪽을 택해도 그 안엔 후회 없는 확실한 ‘경험’을 담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스위스의 중간 기착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스위스다운 경험이 진하게 응축된 작지만 넓은 도시라고 불릴만합니다.

인터라켄에서의 하루는 마치 꿈같지만, 그 기억은 아주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가고 싶고, 또 누군가에게는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지는, 그런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하늘 위에서 초록빛 물결을 제대로 만끽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