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생식기는 호르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기관입니다.
그중 자궁내막암(Endometrial Cancer) 은 여성호르몬 불균형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급격히 증가하는 암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만, 호르몬 치료, 늦은 결혼과 출산율 감소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해 30~40대 젊은 여성에서도 발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단순히 의학적 정의를 넘어, 자궁내막암의 발생 과정, 증상, 치료, 예방, 그리고 최신 의학적 접근까지 세밀하게 살펴보며 여성 독자분들이 실제로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1️⃣ 자궁내막암이란 무엇인가 – 자궁 속에서 시작되는 미묘한 변화
● 자궁내막의 역할
자궁내막은 자궁의 가장 안쪽을 덮는 점막층으로, 여성의 생리 주기에 따라 주기적으로 두꺼워졌다가 탈락합니다.
즉, 매달 임신을 준비하는 ‘비옥한 토양’ 같은 조직이죠.
하지만 이 내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암세포로 변형되는 것이 바로 자궁내막암입니다.
● 자궁경부암과의 차이
많은 분들이 혼동하지만,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경부)에서,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안쪽 내막에서 시작됩니다.
두 암 모두 여성 생식기에 생기지만, 원인, 위험 인자, 치료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자궁경부암이 HPV 감염과 관련이 깊다면, 자궁내막암은 호르몬(특히 에스트로겐)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2️⃣ 자궁내막암의 원인 – 호르몬의 불균형이 부른 질병
● 1. 에스트로겐 과다 노출
자궁내막암의 핵심 원인은 ‘에스트로겐 단독 자극’입니다.
보통 생리 주기에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균형을 이루지만,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이 약해지거나 결핍될 경우, 에스트로겐이 자궁내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게 됩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자궁내막 증식증 → 이형성증 → 자궁내막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 2. 주요 위험 요인
위험 요인 설명
| 비만 | 지방조직에서 에스트로겐이 과다 생성 |
| 무배란 주기 | 배란이 없으면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되지 않음 |
| 늦은 폐경 |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어짐 |
| 자궁내막 증식증 | 전암 단계로, 관리가 필요 |
| 호르몬 치료(HRT) |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 시 위험 증가 |
|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 배란장애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
| 당뇨 및 고혈압 | 대사증후군과 연관성 |
| 유전 요인 | Lynch 증후군 보유 시 발병률 증가 |
특히 비만 여성은 정상 체중 여성보다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이 2~3배 이상 높습니다.
이는 지방세포에서 변환되는 안드로겐 → 에스트로겐 작용이 자궁내막을 계속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3️⃣ 자궁내막암의 증상 – 몸이 보내는 첫 신호를 놓치지 말자
자궁내막암은 비교적 조기에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만,
그 징후가 단순 생리 불순이나 갱년기 증상으로 착각되기도 합니다.
● 주요 증상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
폐경 이후에 다시 출혈이 생기거나, 생리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질 분비물 증가
냉이 많아지고 점액성 또는 혈액이 섞인 분비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골반통, 복부 팽만감
암이 자궁 외부로 퍼지면서 생기는 압박 증상입니다.
체중 감소와 피로감
진행 단계에서 나타나는 전신 증상입니다.
● 진행 단계별 특징
병기 특징적 증상 암의 확산 범위
| 1기 | 폐경 후 출혈, 냉 증가 | 자궁 내막에 국한 |
| 2기 | 복통, 생리 불순 | 자궁경부까지 침범 |
| 3기 | 골반통, 체중감소 | 자궁 외부 장기 침범 |
| 4기 | 전신 쇠약, 복수 | 방광·직장 또는 원격 전이 |
초기 출혈은 대부분 무통성이기 때문에 “조금 이상하지만 괜찮겠지”라고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폐경 후 출혈은 80% 이상이 병적 원인이 있으므로, 반드시 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4️⃣ 자궁내막암의 진단 과정 – 정확한 검사가 생명을 구한다

● 1. 초음파 검사
질식 초음파로 자궁내막의 두께를 측정합니다.
폐경 후 여성에서 내막 두께가 5mm 이상이면 이상 소견으로 간주됩니다.
● 2. 자궁내막 생검
특수한 기구로 내막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입니다.
비교적 간단한 외래 검사지만, 정확도가 높아 가장 중요한 진단법입니다.
● 3. 자궁경 검사(Hysteroscopy)
자궁 내부를 직접 카메라로 관찰하면서 의심 부위를 채취합니다.
내막암의 위치, 크기, 확산 정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4. MRI, CT 검사
암의 침윤 깊이, 주변 장기 전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정밀 영상 검사입니다.
특히 수술 계획을 세우는 데 필수적입니다.
5️⃣ 자궁내막암의 병기(단계) 구분
국제산부인과학회(FIGO)의 기준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병기 특징
| 1기 | 암이 자궁체부에만 존재 |
| 2기 | 자궁경부 침범 |
| 3기 | 자궁 밖(난관, 질, 림프절 등)으로 확산 |
| 4기 | 방광, 직장 또는 먼 장기로 전이 |
조기(1기) 진단 시 5년 생존율은 90% 이상으로 매우 높지만,
3기 이후에는 50% 이하로 떨어집니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합니다.
6️⃣ 자궁내막암의 치료 방법 – 여성의 몸과 삶을 지키는 의학적 접근
● 1. 수술적 치료 (기본 원칙)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은 자궁적출술(Hysterectomy) 입니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결정됩니다.
초기(1기): 자궁 + 양측 난소 및 난관 절제
2기 이상: 골반 및 대동맥 주위 림프절 절제 병행
젊은 여성(임신 보존 원할 경우): 국소적 내막 절제 + 호르몬 요법 가능
최근에는 복강경 및 로봇 수술을 통해 흉터를 최소화하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추세입니다.
● 2. 방사선 치료
수술 후 잔존 암세포 제거 목적 또는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적용됩니다.
내부 방사선(자궁강 내 삽입)과 외부 방사선을 병행하여 국소 재발을 막습니다.
● 3. 항암화학요법
진행성 또는 전이성 자궁내막암에서 시행됩니다.
대표적으로 카보플라틴 +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이 사용되며,
최근에는 면역항암제(펨브롤리주맙, 렌바티닙) 이 도입되어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4. 호르몬 요법
프로게스테론 제제를 투여하여 내막 증식을 억제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임신을 원하는 젊은 여성에게서 자궁 보존 치료로 선택됩니다.
7️⃣ 치료 후 관리 – 완치 이후의 삶이 더 중요하다
자궁내막암 치료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추적검사와 생활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 1. 정기 추적 검사
첫 2년간: 3~6개월마다 내진, 초음파, 종양표지자 검사
이후: 1년에 1회 추적
● 2. 식이 및 생활 관리
체중 조절: 비만은 재발 위험을 높임
규칙적인 운동: 호르몬 균형 회복에 도움
식이섬유, 항산화 영양소 섭취: 엽산, 비타민E, 베타카로틴 풍부한 식품 권장
정신적 회복: 암 경험 후 불안, 우울감 해소를 위한 상담 필요
● 3. 폐경 증상 관리
자궁과 난소를 함께 제거한 경우, 인공폐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의사와 상의 후 비호르몬 대체요법(식물성 에스트로겐, 인지행동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8️⃣ 자궁내막암의 예방 – 호르몬 관리가 답이다
자궁내막암은 유전적 요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생활습관으로 예방 가능한 암입니다.
● 1. 비만 예방
체지방이 많을수록 에스트로겐 생성이 증가하므로,
적정 체중 유지가 곧 자궁내막암 예방의 핵심입니다.
● 2. 규칙적인 배란 유지
배란이 이루어질 때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어 내막 증식을 억제하므로,
생리불순이나 배란 장애 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 3. 피임약의 예방 효과
장기적인 경구피임약 복용은 오히려 자궁내막암 위험을 낮춥니다.
피임약 속 프로게스테론 성분이 내막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 4. 조기 검진
특히 폐경 후 여성에게는 정기적인 질식 초음파와 내막 생검이 조기 발견의 핵심입니다.
9️⃣ 최신 의학 동향 – 유전자 기반 맞춤치료의 시대
최근 자궁내막암 치료는 단순히 병기 중심이 아닌,
유전자 및 분자 아형(Molecular subtype)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 대표적 분자 유형
POLE 초돌연변이형: 예후가 가장 좋음
MSI-H / dMMR형: 면역항암제 효과가 뛰어남
복제수 저형(CN low): 중간 예후
복제수 고형(CN high): 예후가 나쁨, HER2 양성 가능성 있음
이러한 분류를 기반으로 맞춤형 항암제와 면역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앞으로의 자궁내막암 치료 트렌드입니다.
🔟 결론 – 자궁내막암은 ‘호르몬의 경고’다
자궁내막암은 여성의 몸이 보내는 호르몬 불균형의 신호이자,
생활습관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한 암이기도 합니다.
‘내 몸의 리듬’을 이해하고, 생리 주기 변화나 출혈 이상을 그냥 넘기지 않는 태도가
곧 건강한 인생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